목포세계마당페스티벌/2018 목포세계마당페스티벌

2018목포세계마당페스티벌 제주처서영맞이굿으로 목포형무소 4.3희생자 진혼제 펼쳐~

극단 갯돌 2018. 8. 23. 18:53


목포로컬스토리 옛,목포형무소<목포형무소 수형 제주4.3 희생자 진혼제>를 준비하기 위해

제주에서 국가중요무형문화재 제주칠머리당영등굿 보존회 회원님께서 현장 답사를 오셨습니다.

창조교회 뒤편에 자리하고 있는 옛날 목포형무소 뒷산, 이름도 없이 번호만 새겨진채 방치된 묘비자리를 찾아갔습니다.


이번 진혼제는 제주.4.3관련 희생자분들을 비롯해 
일제강점기 감옥에 투옥된 독립투사, 여순사건, 남로당사건 등에 연루된 분들까지 총망라하여

이곳 형무소에서 고초를 겪고 억울하게 죽임을 당한 분들을 해원합니다.


공간을 보고 상차림 위치, 연행공간, 제의순서 등을 
현장에서 미리 조율하는 작업을 했습니다.
태풍시기임에도 좋은 굿을 위해 서둘러 제주에서 비행기를 타고 오신 지극정성에 감동을 받았습니다.

거기에다 현장에서 이것저것 꼼꼼하게 살피는 마음에서 
더없이 따듯한 고마움을 느꼈습니다. 


굿이란 예로부터 치성과 정성을 들여야 하늘을 감응케한다는 그 깊은 내림에 대해,

축제 시작 전부터 마음을 들썩이게 합니다.

진혼제 프로그램은 전통민속예술 <제주처서영맞이굿>을 중심형식으로 놓고

놀이 및 풀이 마당의 성격인 시, 노래, 춤 등이 굿의 중간에 들어 갑니다. 


진혼제는 특별히 국가중요무형문화재 제71호 제주칠머리당영등굿보존회 부회장이신 김영철 이수자 일행을 모셨습니다.

너무나 당연한 일이라고 흔쾌히 오시겠다고 마음 문을 열어 주셨습니다.


4.3희생자분들이 제주가 고향이기 때문에 상차림과 민속연행 등을 제주것으로 고집해보았습니다.

상상해보십시오. 망자들이 이곳에 끌려와 죽음을 맞이한지 70여년 세월이 흘렀는데,

이제사 고향사람들을 공식석상에서 만나니 그 얼마나 기쁘겠습니까. 
덩달아 제주굿, 제주음식, 제주술, 제주노래, 제주어로 들으니 또 얼마나 감격적인 시간이겠습니까. 
산자와 죽은자가 만나니 오늘의 이산가족 상봉에 버금가는 축제가 될 것임이 틀림없습니다.


제주처서영맞이굿은 시왕맞이굿의 차례에 속합니다. '처서'는 제주어로 저승차사를 이르는 말인데요,

육지에서는 저승사자라고 하는데 제주에서는 저승차사라는 용어를 쓰는 것이 특이하게 보입니다. 
요즘 인기리에 상영되고 있는 영화 '신과 함께' 에서 강림도령이 그 주인공인데 그가 바로 제주의 저승차사입니다.


저승차사는 저승세계 행동대장으로서 저승의 열 왕인 시왕으로부터 명을 받아

이승에 내려와 망자를 저승으로 데려가는 역할을 합니다.


제주처서영맞이굿은 저승차사 신화스토리로서 
일명 '질치기'라고 하는데 길을 닦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번 진혼제에서 처서영맞이굿은 
신에게 행사의 뜻을 아뢰고 하강하기를 바라는 의미에서 초감제를 올리고,

망자를 저승으로 데려갈 저승차사를 불러 극진히 대접하고,

망자를 잘 보살펴 저승까지 안전하게 모셔주십사 빌고,

대나무 가지로 둥글게 문을 만들고

저승 열 두문을 열어 영혼을 하나씩 통과시켜 노래와 춤으로 위무하면서 저승으로 보냅니다.


이렇듯 우리의 전통민속예술굿은 이승계와 저승계를 단절시키는 것이 아니라

굿을 통해 죽음과 삶을 연결시켜주는 열림과 소통의 세계관을 갖고 있음에, 그것이 축제와도 무관하지 않습니다.


우리 선조들은 죽음마저 축제의 장으로 끌어내 
산자와 죽은자가 만나 화해하고 소통하게 했습니다. 
씻김과 신명의 감칠맛나는 축제비법을 전수해주고 있으니 참으로 고마움을 느끼는 대목입니다.


끝으로 우리는 목포형무소에서의 진혼제를 통해 
지난 역사적 진실을 알리고 
제주 4.3 희생자 목포형무소 수형인 및 일제강점기,

한국전쟁 직후 억울하게 죽임을 당한 분들의 유해발굴과 진상규명이 이뤄졌으면 좋겠습니다.


오늘의 이 뜻깊은 축제에 많은 관심을 기울여 주시기 바랍니다.

일시 2018. 8. 31(금) 하오 4시~6시 
장소 옛,목포형무소 뒷산(석산)(창조교회 뒤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