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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홍군 님의 블로그에서 퍼옴> 갯돌 중국동북3성 한국전통예술순회공연 -첫째날

극단 갯돌 2011. 9. 14. 17:23

2011년 중국 연변지역 전통예술 공연 참관기 - 첫째 날 | 여행의 추억(외국) 2011-09-05 18:33
***이 글은 중국하얼빈에서 사시는 공룡박사 이홍군 선생님께서 운영하시는 예스24 블로그에서 퍼왔습니다.

이홍군 박사님은 순회공연의 주관단체인 민족미학연구소의 채희완 부산대 교수님의 지인이십니다.

 

중국 순회공연에서는 갯돌에게 중국에 관한 다양한 정보를 주셨고 우리민족의 중국이민사와 세계와 통하는 철학 등을 이야기해주셨습니다.

 

특히 공연팀에게 웃음으로 활력소를 불어 넣어주시는 유머실력은 대단했습니다.

자니윤쇼를 뛰어넘는 재담과 익살은 힘든 여행의 고단함을 씻는 그 무엇과도 견줄 수 없는 것이었습니다.

여기 선생님의 기행을 싣습니다.    

http://blog.yes24.com/document/5079470 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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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을 출발하여 8월 28일 연변 조선족 자치주 연길공항에 도착하는 한민족의 문화적 동질성 회복을 위한 한국 전통예술 순회공연팀을 만나려고 27일 저녁 7시 33분에 출발하는 밤기차를 타고 연길로 향했다. 몸이 불편한데도 혼자 먼 여행을 떠난다며 아내가 역까지 마중하겠다고 한다. 밤기차를 11시간 이상 타고 가야 하기에 아내는 중국 동북지방의 관습에 따라 교자(饺子)를 먹고 떠나게 한다. 그리고 부피는 다소 크지만, 연길에 사는 처남에게 줄 선물도 장만해서 손에 들려준다.

 

마침 아내의 사촌 동생이 연길에 살고 있다. 아내가 연락을 취해주어 사촌 동생을 연길역에서 만났다. 연길에 살고 있지만, 괜히 폐가 될까 봐 아내와 함께 할아버지의 발자취를 찾는 여행을 할 때에는 일부러 연락을 하지 않았는데 이번엔 아내가 몸이 아파 함께 가질 못하게 되니 걱정이 된다며 연락을 취해 주어 신세를 지게 된다. 사실 돌아오는 침대칸 기차표만 제대로 잘 구할 수 있었으면 연락을 하지 않았을지도 모르는데 내가 사는 곳에서는 구할 수 없다며 현지에선 표를 구할 수 있을 것이란 이야기를 듣고 연락을 한 것이다.

 

하얼빈과 연길을 오가는 기차는 항상 만원인 것 같다. 명절 때는 물론이고 새로운 학기가 시작되는 기간에는 차표 구하기가 참 어렵다는 이야기를 듣게 된다. 그래도 장거리 여행이라 버스보다는 안전한 기차를 타야 한다는 여행할 때는 안전이 제일이라는 아내의 지론에 따른다. 될 수 있으면 3층으로 되어 있는 침대의 맨 아래 칸(중국어로는 샤푸(下铺)라 한다.)의 표를 구해 보려 했지만 이미 동이 나버렸고 겨우 맨 위 침대칸을 살 수 있었는데 그것마저도 감사해야 했다.

 

중국에 와서 살면서는 꼭 아내와 함께 여행을 해서 중국인인 아내의 도움을 많이 받고 여행을 했는데 혼자 기차를 타게 되니 은근히 걱정이 안 된 것은 아니지만 이젠 나도 중국의 교통수단에 익숙해질 만큼 익숙해져 있기에 오히려 걱정하는 아내를 안심시키고 기차를 탔다. 정말 많은 사람이 이 기차를 타고 간다. 남에 대한 배려에 익숙지 않은 중국인이 아직도 많아 침대칸을 타고 잠잘 시각이 되면 늘 한바탕 소란이 벌어진다. 그러니 밤 10시엔 어김없이 객차 안 불을 꺼 버린다. 소등 후에도 떠드는 사람이 있어 열차 복무원의 주의를 준다.

 

불을 끄기 전까지 상해에서 왔다는 두 여자가 말을 걸어와 이야기를 나누었다. 둘 다 보통화로 말을 하지만 한 여자는 심한 사투리를 써서 하는 말을 알아듣기가 어려웠다. 다른 한 여자는 보통화를 잘 구사한다. 그러니까 두 여자는 친척인데 보통화로 알아듣기 쉽게 말을 하는 여자는 도문(图们) 출신이고 상해로 시집을 갔다고 한다. 상해 사투리를 쓰는 여자는 상해 사람인 남편의 친척이다. 도문(图们)에 있는 친정을 방문하는 여자를 따라 함께 하얼빈을 관광하고 도문(图们)까지 가 보는 여행을 하는 것이다.

 

이 두 여자는 상해(上海)에서 비행기로 하얼빈(哈尔滨)에 와서 2박 3일 동안 하얼빈을 관광했다고 한다. 그리고 이 기차의 종착역인 도문(图们)의 친정으로 간다. 두 여자 모두 여행을 즐기는 지 서울을 비롯한 중국 밖의 여러 도시도 여행했다고 한다. 심심할 뻔했는데 내가 한국인이란 것을 알고는 한국에 대해 이것저것 묻는 것으로 대화가 이어지니 시간이 빨리 갔다.

 

저녁 10시가 되자 객차 안의 불이 꺼진다. 잠을 청해 보지만 쉽게 잠이 오질 않는다. 책도 읽을 수가 없다. 작은 플래시를 준비하긴 했지만 그렇게까지 해서 책을 읽기가 싫어 눈을 감고 잠을 자꾸 청했다. 기차의 흔들림이 요람처럼 느껴진다. 그러고 보니 나도 모르게 잠이 든 것 같다. 한잠 크게 잔 것 같아 눈을 뜨니 새벽 2시가량이 되었다. 코 고는 소리가 너무 요란해서 잠이 깬 것 같다. 그냥 드러누워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시간을 보내며 무료함을 달래 보니 상해에서 온 두 여자도 잠에서 깨어 다시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연길에 도착하게 된다.

 

사촌 처남이 마중을 나와 주었다. 연길은 그간 몇 번 와 봤다. 마지막 와 본 것이 4년 전이다. 그 사이 도시의 면모가 많이 변해 있다. 많은 발전을 한 것이다. 연길시를 가로질러 흐르는 조양천(朝阳川)에 큰 다리가 놓이고 강폭도 확장해 놓았다. 강변으론 고층 아파트가 들어서고 강둑은 강변로가 되어 있다. 중국군에 지원하여 오랜 군대 생활을 연길에서 한 처남은 제대 후 하얼빈 부근의 고향을 떠나 연길에서 자리를 잡았다며 이젠 연길 사람이 다 되었다며 이야기한다. 그러면서 놀라울 정도로 발전하는 연길의 면모를 차를 타고 구경을 시켜주어 잘 보게 된다.

 

특히 산 구릉에 새로 건설하는 금연자연휴양시설은 대규모 공사인데 아직 모두 완공은 안 되었지만, 일부 시설에서는 손님을 맞고 있다. 인공폭포도 만들어 놓았다. 정자도 많이 만들어 놓아 가족 단위로 나들이 오는 사람을 맞고 있다. 생태원이라 해서 대형 식물원을 지어 놓고 그 안에서 음식을 먹도록 해 놓았다. 우리가 팬션이라 부르는 숙박시설도 많이 지어 가고 있다. 이 일대 전체를 금연구역으로 해 놓은 것이 인상적이다.

 

처남의 차로 연길의 이곳 저곳을 둘러보다 한국에서 오는 전통민속공연팀이 11시35분 대한항공 도착시각에 맞추어 비행장까지 나를 바래주게 하고 처남은 돌려보냈다. 생업을 해야 하는데 이렇게 자형이 왔다고 시간을 뺏으면 안 될 것 같아 극구 남아서 끝까지 나를 돕겠다고 하는 것을 일행을 만나면 함께 움직이면 되기에 사정을 이야기해 주고 돌려보냈다. 비행기가 연착한 것인지 아니면 입국 절차에 시간이 오래 걸리는지 도착 예정시각보다 40분 이상을 더 기다려 일행과 만나게 되었다.

 

도착하자마자 점심때다. 일단 점심을 먹고 호텔에 여장을 풀고 공식일정에 들어간다고 한다. 점심은 연길에 오면 꼭 먹어 본다는 연길 냉면을 공항에서 멀지 않은 모얼산(帽耳山)에 새로 만들어 놓은 관광식당에서 먹었다. 부산대학에 재직하시며 민족미학연구소 소장으로 계시는 대학 선배가 이끌고 온 일행은 모두 21명의 대식구다. 이제 나까지 합류를 했으니 우리 일행은 22명이 되었다.

 

한민족의 문화적 동질성 회복을 위한 한국 전통예술 순회공연팀이 연변 조선족 자치주를 중심으로 동북 삼성에 와서 한국 전통 예술 공연과 세미나를 해 온 지가 올해로 11년 째라고 한다. 비용이 만만치 않을 터인데 정말 어려운 걸음을 강산도 변한다는 10년을 넘겨 해 오고 있다. 전통예술은 참 지켜나가기도 어렵다. 그나마 우리 한민족의 문화유산으로 전통예술을 지켜나가며 연구하는 선배와 같은 분이 있다는 것이 참 다행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한 발짝 더 나아가 흩어져 있는 한민족의 얼을 전통예술로 연결해 놓는 작업을 꾸준히 해 오고 있으니 절로 고개가 숙여진다.

 

중국 전역에도 유명한 연길 냉면을 먹자 호텔에 여장을 풀고 공식 일정에 돌입한다. 현지 안내는 관광 안내자가 맡아 한다. 이 관광가이드는 40대를 넘은 여인인데 그렇게 나이가 많이 들어 보이지 않는다. 비교적 연변 사투리 억양을 사용하지 않고 우리 표준말로 안내한다. 연길시를 소개하며 연길에 사는 대부분의 조선족 동포가 한국 TV를 시청한다고 하며 한국의 문화적 영향력이 연길에 미치고 있다고 설명해 준다.

 

호텔에 여장을 풀고서 두만강이 흐르는 조문을 향해 떠났다. 연길에서 조문 간은 잘 닦인 고속도로로 약 50분 정도 걸렸다. 연변대학의 교수와 연변민간문예가 협회에서 나온 분이 함께 안내를 해 주어 조문에 새로 만들어 놓았다는 중국 조선족 비물질 문화유산 전람관을 관람하였다. 특히 2010년 ‘두만강변 조선족 농악무’가 중국 비물질문화재(무형문화재)로 지정되어 유네스코의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다고 하는 것을 알게 된다. 새로 지어진 전람관에는 조선족 농악무와 그와 연관된 민간 악기, 민속놀이, 민간 공예 등이 수집, 정리되어 시청각 디스플레이와 모형을 통해 표현해 놓아 인상깊게 관람하였다.

 

새로 꾸며 놓은 넓은 광장을 가로질러 두만강 가에 가니 일행 중 처음 이곳을 방문하는 단원은 강 건너 북한을 바라보며 감회에 젖는 것 같다. 두만강에 와 본 사람은 모두 분단의 아픔을 느끼게 된다. 폭이 그렇게 넓지 않아 강이라기보다는 개천과도 같은 두만강이다. 지난번 왔을 때보다는 그래도 물이 많이 불어나 있었다. 강변에 선착장을 만들어 놓았다. 배를 타고 중국과 북한의 국경을 이루는 두만강을 유람할 수 있다. 쾌속정이 지나간다. 선착장에 잠시 앉아 강 건너 북한땅을 바라보았다.

 

중국과 북한을 두만강 위로 연결해 주는 다리에 도착하니 입장료를 받는다. 전에 와서 가 봤기에 철책에서 사진을 찍었다. 가는 곳마다 입장료를 받고 있다. 모든 것이 관광 상품이 되어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도문 방문을 마치고 호텔에 돌아왔다. 호텔에 도착하니 사촌 처남이 조선족 동포 친구와 함께 찾아왔다. 꼭 저녁을 대접하고 싶다고 한다. 그러면서 연길은 개고기를 잘하기로 유명하다며 개고기로 저녁을 먹자고 한다. 선배와 일행 중 연장자 순 몇 분과 함께 처남의 초대에 응해 연길에서 개고기를 잘한다는 음식점에 가서 개고기를 안주로 좋은 백주(白酒)로 건배를 들었다.

 

사촌 처남과 함께 군대 생활을 한 전우 두 명 중 한 명은 조선족 동포여서 중국어를 하지 못하는 일행을 위해 통역을 해 주며 술자리의 여흥을 북돋아 주었다. 사촌 처남의 환대에 모두가 고마워한다. 뜨거운 마음으로 환대해 주니 술도 음식도 다 더 맛이 있었던 것 같다. 연길에서의 첫째 날은 예정된 공식일정을 위한 준비로 지나가고 둘째 날을 맞는다. 학창시절 선배와 함께 전통예술을 섭렵하며 한반도의 남쪽 지방의 여러 도시를 여행했다. 그리고 거의 40년 만에 다시 함께 친 형님과도 같은 선배와 국경 넘어 중국 땅을 여행하게 된다.

오랜만의 여행이어서 그런지 여독이 오래 갔다. 이제 11번째 실시한 2011년 중국 연변지역 전통예술 공연 참관과 연변지역을 여행하며 보고 느낀 바를 사진과 함께 기록하여 놓는다. (계속)(2011년 9월 5일)

▲ 기차를 타기 전 교자(饺子)를 먹고 떠나야 한다는 아내와 함께 간 교자집 희가덕(喜家德)

▲ 아내의 말처럼 맛이 참 좋은 교자(饺子)를 먹고 출발한다.

▲ 하얼빈(哈尔滨)과 도문(图们)간을 하루에 한 번 다니는 열차는 완행열차로 만원이었다.

▲ 무료함을 덜어준 상해에서 온 두 여인이 연길역에서 내리자 손을 흔들어 준다.

▲ 연길 조양천(朝阳川) 강변로

▲ 멋진 현수교가 놓여져 있고 가로가 잘 정비되어 있다.

▲ 연변국무농업과기문화원(延边国贸农业科技文化园)은 한창 공사중인데 일부는 영업을 개시하였다.

▲ 산 구릉에 조경을 하고 원두막과 팬션을 지어 놓았다. 전 지역이 금연구역이다.

▲ 인공폭포

▲ 개량한 한복을 입고 농악을 연주하며 손님을 맞는다.

▲ 한글과 한자로 표기되어 있는 연길 공항

▲ 많은 사람이 마중을 나와 있는 연길 공항 입국장

▲ 길 안내를 맡은 안내원의 성은 김씨이다.

▲ 한식 기와집으로 지어 놓은 중국 조선족 비물질 문화유산 전람관

▲ 멀티비전을 이용한 동영상으로 관람객의 시선을 끌어 놓았다.

▲ 화려한 색상과 우리 전통가락이 어울린다.

▲ 다양한 디스플레이 방법을 동원하여 전시를 해 놓아 인상적이었다.

▲ 터널을 통과하며 설명판을 보게 해 놓으니 집중이 된다.

▲ 짚을 이용한 초가집, 짚신, 초롱, 멍석 등의 농경 문화유산

▲ 조선족 환갑례 모형 디스플레이

▲ 두만강의 양편으로 왼쪽이 중국, 오른쪽이 북한 땅이다.

▲ 두만강 유람선

▲ 두만강 건너 북한 땅을 배경으로 찍은 단체사진

▲ 두만강 다리와 중국측 전망대

▲ 한성고급개장집

▲ 깨끗하게 조리된 개고기와 김치, 깍뚜기

▲ 전역 후에도 끈끈한 관계를 계속 유지하고 있는 처남과 친구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