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중국 연변지역 전통예술 공연 참관기 - 넷째 날 | 여행의 추억(외국) | 2011-09-10 19:22 |
***이 글은 중국하얼빈에서 사시는 공룡박사 이홍군 선생님께서 운영하시는 예스24 블로그에서 퍼왔습니다.
이홍군 박사님은 순회공연의 주관단체인 민족미학연구소의 채희완 부산대 교수님의 지인이십니다.
중국 순회공연에서는 갯돌에게 중국에 관한 다양한 정보를 주셨고 우리민족의 중국이민사와 세계와 통하는 철학 등을 이야기해주셨습니다.
특히 공연팀에게 웃음으로 활력소를 불어 넣어주시는 유머실력은 대단했습니다. 자니윤쇼를 뛰어넘는 재담과 익살은 힘든 여행의 고단함을 씻는 그 무엇과도 견줄 수 없는 것이었습니다. 여기 선생님의 기행을 싣습니다. |
http://blog.yes24.com/document/5116521 |
윤동주 시인의 생가 앞마당에서의 공연은 그 감흥이 한동안 갈 것 같다. 호텔로 돌아와 잠시 쉴 틈도 없이 중국에 오면 받게 되는 발 안마를 받으러 선배와 일행 중 몇몇이 함께 발 안마 집을 찾았다. 발 안마를 중국어로는 족저안마(足底按摩 zu di an mo)라 한다. 안마는 가장 오래된 중의학 치료방법의 하나였는데 이제는 대중화가 되어 중국 전역 어디를 가도 안마를 싼값에 받을 수 있다.
한국인 관광객이 많이 찾는 연길시도 예외는 아니어서 안마받기를 즐기는 손님을 위해 대형 안마센터가 있다. 상대적으로 한국보다 물가와 인건비가 싼 중국이라 싼값에 안마를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연길시 안마센터의 안마 가격은 그렇게 싸지가 않다. 내가 사는 하얼빈도 호텔에서 받는 안마는 가격이 비싸지만, 연길시보다는 싸다. 호텔이 아니고 길가에 있는 안마전문집의 가격은 30위안 정도밖에 하지 않는다.
잘 훈련된 안마사에게 발 안마를 받으니 하루의 피곤이 풀리는 것 같다. 문득 중국 영화에 중국은 발 안마의 천국이라고 소개하며 거지도 얼마 안 되는 돈으로 황제와 마찬가지 대접을 받으며 발 안마를 받을 수 있는 나라가 중국이고 발 안마의 대중화가 중국인의 위생과 건강에 크게 이바지를 한다며 중국의 발 안마 산업의 발전이야말로 인류 역사상 가장 번성할 산업이라고 너스레를 떠는 대목이 생각이 난다. 연길시에도 대형화한 안마센터는 많은 손님으로 성업 중이었다.
한 방에 여러 개의 침대를 놓고 여러 명이 들어가 안마를 받을 수 있도록 해 놓았다. 뜨끈한 물에 발을 담그게 하고 발을 깨끗하게 씻어주며 머리부터 해 내려오는 안마는 발 안마라기보다는 전신안마에 가까웠다. 보통 25위안에서 30위안 정도가 서비스에 대한 가격인데 세 배나 비싼 가격을 받지만 있는 힘을 다해 해 주는 것 같은 안마를 받아서인지 그 가격이 비싸게 느껴지지 않았다. 함께 간 일행 모두는 오히려 황제 같은 대접을 받은 것에 대해 감사를 표시하며 안마센터를 나섰다. 선배와 나는 일찍 쉬어야 다음 날의 일정을 따라갈 수 있겠기에 호텔로 돌아오고 처음 연길을 여행하는 단원은 양꽂이(羊串 yang chuan)를 먹었다.
두 번의 공연은 성공적이란 말을 듣게 된다. 모두가 한마음으로 열심히 해 준 덕이다. 총연출을 맡은 선배도 흡족해하신다. 마지막 공식일정으로 학술 심포지엄이 남아 있다. 예년처럼 투숙하는 호텔의 회의실에서 거행된다. 동북아 한민족 문화의 공동연구 방향과 방법을 찾아보는 학술 심포지엄이다. 특히 올해는 중국조선족 농악과 한국 풍물굿의 민족문화사적 비교연구를 주제로 중국과 한국에서 각각 3명 발제자의 논문이 발표되었다. 오전 9시에 시작 시작한 심포지엄은 3시간이 넘게 진행되었다.
한민족의 전통예술이야말로 한류의 시발점이라 할 수 있다. 연변민간문예가 협회의 대표가 사회를 맡아 심포지엄이 진행되었다. 기조발제를 선배가 해 주자 한국 측부터 발제자가 논문을 발표하였고, 이어서 중국 측의 논문도 발표되었다. 참석자 모두가 경청하는 가운데 모든 발표가 끝나자 질문과 대답이 이어졌다. 특히 인상적인 것은 한국 측 발제자의 깊이 있는 연구에 중국 측 참석자 모두가 경청하고 그 성과에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공연의 성공과 아울러 학술 심포지엄도 성공리에 끝맺게 되었다.
학술 심포지엄이 끝나자 바로 점심을 먹었다. 중국식 메뉴로 참석자 전원이 함께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점심을 먹었다. 우리 테이블에는 한국과 중국에서 무용을 공부했다는 연변대학 무용과 교수가 자리를 함께해서 서울에서 생활할 때의 이야기도 들려주어 재미있게 듣게 되었다. 무용과 교수는 공식일정이 모두 끝나 점심을 먹고 나면 이제 한민족의 성산인 백두산 관광을 하러 간다고 하니 도움을 주고 싶어한다. 하지만, 이미 모든 일정을 여행사에서 준비하게 하고 왔기에 다음을 약속하며 이도백하를 향해 떠났다.
연길시 호텔에서 이도백하까지는 약 200킬로의 거리로 3시간가량이 걸렸다. 방 배정을 받고 잠시 쉬려고 하는데 저녁 먹을 시각이 되었다고 한다. 아무래도 여행사에서 제공하는 식사는 확실히 질이 떨어진다. 한식도 아니고 중식도 아닌 그 중간쯤 되는 음식을 먹게 된다. 그래도 김치찌개 비슷하게 끓여준 찌개가 나왔기에 공기에 밥을 퍼담아 몇 가지 반찬과 함께 먹었다. 두 번의 공연과 학술 심포지엄을 성공적으로 마쳤기에 큰 소리로 '위하여'를 외치며 축하의 건배도 들었다.
저녁을 먹고 나자 밖은 어두워져 있다. 잠시 호텔 밖으로 걸어나가니 길 건너 작은 광장에서 한 무리의 사람이 부채를 들고 집단으로 춤을 추고 있다. 중국의 여러 도시에서 행해지는 이 집단 무용은 앙가(秧歌 yang ge) 또는 뉴(扭)자를 앞에 붙여 뉴앙가(扭秧歌 niu yang ge)라고 한다. 농경문화의 유산으로 오랜 역사가 있다고 한다. 특히 북방에 사는 한족이 명절을 맞아 집단을 이루어 노래에 맞추어 광장에서 춤을 춘다. 크고 작은 도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중국적 풍경이다.
원색의 옷을 입고 부채를 들고 반복되는 단순한 장단에 맞추어 대오를 맞추어 걸어가며 춤을 춘다. 민간에서 전해 내려오는 농촌에서 유행하던 일종의 민간무용이 이제는 도시에서 행해진다. 다양한 형태의 앙가가 전해져 오고 새롭게 변해간다고 한다. 풍년을 기원하고 조상을 숭배하는 제사의식에 그 모티브가 있다. 몇몇 단원이 춤의 대열에 들어가 함께 참여를 한다. 선배와 나는 내일 백두산 등정이 있기에 휴식을 충분히 취하는 것이 좋을 듯하여 호텔로 돌아와 일찍 잠을 청했다.
공식일정인 두 번의 공연도 성공적으로 끝났고 학술 심포지엄도 잘 마쳤다. 긴장하며 소화해 나가야 했던 공식일정이 잘 끝났으니 모두 홀가분한 마음으로 이도백하로 간다. 백두산은 이도백하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입구가 있다. 이도백하에 잠을 자니 아침 일찍부터 백두산 관광을 시작할 수 있다. 하루에 백두산 관광의 핵심인 천지, 장백폭포, 그리고 소천지도도 둘러볼 수 있다.
백두산 풍경구 안을 셔틀버스를 타고 다니도록 해 놓아서 시간이 많이 절약된다. 등산을 하지 않으면 4시간 정도면 관광을 마칠 수 있다. 백두산 관광을 마치면 다시 연길시로 돌아가서 저녁 8시 53에 출발하는 기차를 타고 하얼빈을 간다. 11시간 이상을 타야 하는 기차라 침대표를 확보해야 하는 데 수월치가 않았던 모양이다. 그래서 안도 역에서 기차를 타면 더 좋은데 안도 역에서 출발하는 표는 구하지 못하여 연길시로 돌아가 기차를 타야 했다. 마음먹은 대로 기차표 사기가 쉽지 않은 중국이다. (2011년 9월 10일)
▲ 연길시 세기호텔 23층에서 열린 한중전통예술세미나(2011년 8월 31일 오전 9시) ▲ 참석자 모두가 진지하게 발표를 듣고 있다. ▲ 중국측 발표자 ▲ 학술 발표가 끝나고 기념촬영 ▲ 참석자들과의 오찬 ▲ 이도백하에 도착하여 먹은 저녁상 ▲ 이도백하에서 본 뉴앙가(扭秧歌) 행렬 |
'갯돌 소식 > 요즘 갯돌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홍군 님의 블로그에서 퍼옴> 갯돌 중국동북3성 한국전통예술순회공연 -여섯째날 (0) | 2011.09.14 |
---|---|
<이홍군 님의 블로그에서 퍼옴> 갯돌 중국동북3성 한국전통예술순회공연 -다섯째날 (0) | 2011.09.14 |
<이홍군 님의 블로그에서 퍼옴> 갯돌 중국동북3성 한국전통예술순회공연 -셋째날 (0) | 2011.09.14 |
<이홍군 님의 블로그에서 퍼옴> 갯돌 중국동북3성 한국전통예술순회공연 -둘째날 (0) | 2011.09.14 |
<이홍군 님의 블로그에서 퍼옴> 갯돌 중국동북3성 한국전통예술순회공연 -첫째날 (0) | 2011.09.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