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중국 연변지역 전통예술 공연 참관기 - 다섯째 날 | 여행의 추억(외국) | 2011-09-11 19:36 |
***이 글은 중국하얼빈에서 사시는 공룡박사 이홍군 선생님께서 운영하시는 예스24 블로그에서 퍼왔습니다.
이홍군 박사님은 순회공연의 주관단체인 민족미학연구소의 채희완 부산대 교수님의 지인이십니다.
중국 순회공연에서는 갯돌에게 중국에 관한 다양한 정보를 주셨고 우리민족의 중국이민사와 세계와 통하는 철학 등을 이야기해주셨습니다.
특히 공연팀에게 웃음으로 활력소를 불어 넣어주시는 유머실력은 대단했습니다. 자니윤쇼를 뛰어넘는 재담과 익살은 힘든 여행의 고단함을 씻는 그 무엇과도 견줄 수 없는 것이었습니다. 여기 선생님의 기행을 싣습니다. |
http://blog.yes24.com/document/5119419 |
잠에 일찍 들어 휴식을 꽤 취한 것 같은데 몸이 무겁게 느껴진다. 선배는 더 일찍 잠에서 깨신 것 같다. 술을 즐겨 드시며 애주가이신 선배다. 하지만, 나이가 먹어감에 따라 주량도 줄어드신다. 학창시절 선배와 함께 한반도의 남쪽 지방의 잊혀 가는 우리 민속을 찾아 여행할 때엔 많은 사람을 만났고 만나는 사람과 술을 마시며 다녔다. 사람을 만나 술을 마시면 거리감이 사라져 서먹함이 없어진다. 그리고 끊임없이 대화를 나눌 수 있게 에너지를 공급해 준다. 술을 좋아했다기보다 사람을 좋아해서 대화의 매개체로 술은 마신 것 같다.
지병 때문에 술을 전혀 마시지 않는 나대신 술을 두 배로 따르라고 하시며 나 대신 마셔주신다는 선배의 말에 고마움을 느낀다. 원래 막내이신데 학연으로 내가 동생이 된 셈이다. 젊어서 함께 보낸 시간이 많아 그 친근감은 친형제보다 더하다. 그래서 술을 권하는 후배들에게 술을 마시지 못하게 된 나대신 건강에 좋지 않은 술을 대신 먹을 테니 나에겐 술을 권하지 말라는 부탁이기도 하다. 하지만, 내가 보기에 선배도 이젠 예전 같지 않으시다. 술에 장사 없다고 하더니 그 말이 틀린 말이 결코 아니다. 그래서 이번 여행에 참석한다고 했을 때 선배의 건강을 걱정하는 형수의 이야기도 듣게 되었다.
비가 많이 내리고 있다. 아침을 먹고 바로 백두산 관광에 나선다. 공식일정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하게 되는 백두산 관광이라 모두가 더 기분이 좋은 것 같다. 아침을 서둘러 먹고 식당을 나섰다. 우비를 파는 사람이 싼값에 준다며 우비를 사라고 따라다닌다. 백두산 풍경구 부근에 가면 비싸게 파니 사라고 하는 것이다. 하나 살까 하다가 이번 여행을 떠나기 전에 아내가 방수된다는 재킷을 사주었기에 활동하기 불편한 우비를 사지 않았다. 비에 젖게 되면 잠시 참았다가 마른 옷으로 갈아입는 것이 더 나을 것 같아서다.
백두산 최고봉이 2,750미터여서 동아시아에서는 가장 높은 산이지만 등산코스로 등정하지 않고 차를 타고 백두산 꼭대기까지 올라갈 수 있게 해 놓아서 산정에 있는 천지를 보고 내려오는 데는 그렇게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또 풍경구 안도 버스가 몇 개의 관광지점을 자주 왕래하기에 생각보다 많이 걷지 않고 구경을 할 수가 있다. 한마디로 관광 인프라를 잘 갖추어 놓고 입장료와 셔틀버스이용료를 받고 있다. 어떤 사람은 너무 싱겁다는 말을 하지만 산의 자연환경을 훼손시키지 않는다면 관광객으로서는 오히려 더 좋은 것 같다.
이도백하의 호텔에서 백두산 풍경구 입구 주차장까지 버스를 타고 가는데 비가 멈추지 않고 계속 내린다. 이렇게 비가 많이 내리니 천지에 올라가도 비구름으로 꽉 차있어 천지를 보지 못하고 내려올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높은 산이어서 워낙 기상변화가 심하여 해가 뜬 맑은 날에도 천지에 올라가 천지를 보지 못하고 내려온 사람도 있으니 그 반대의 경우도 생기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며 비가 와도 올라가야겠다는 의지를 다진다. 대형버스 주차장은 표를 파는 입구에서 제법 떨어져 있어 비를 맞고 걸어갔다.
입장권, 환보버스이용권을 배분받아 안으로 들어갔다. 생각보다 관광객이 적다. 지난번 왔을 때는 많은 관광객으로 차를 타려면 긴 줄의 뒤에 서서 한참 기다렸는데 오늘은 바로 버스를 탈 수가 있었다. 새치기를 방지하기 위해 만들어 놓은 지그재그 큐라인을 따라가서 바로 버스를 탔다. 관광객이 적어서 그런지 유리창이 큰 대형버스가 다니는 것이 아니라 중형버스가 투입된 것 같다. 입구에서 천지를 올라가는 지프가 있는 주차장까지는 15분 정도 걸린 것 같다. 주변의 울창한 숲을 지나갔다.
백두산 천지에 오르는 차를 타려고 표를 사야 했다. 이곳도 전에는 없던 건물이 들어섰다. 달랑 매표소만 있던 곳에 새치기하지 못하게 강제로 동선을 유도하는 큐라인을 만들어 놓았다. 비가 계속 내리는데 비를 피할 수 있어 좋다는 생각을 하며 잠시 기다리니 표를 나누어 준다. 드디어 백두산 천지를 두 번째 올라가 보게 된다. 6명이 탈 수 있는 중국제 지프가 배정되어 선배와 함께 타게 되었다. 첫 번째 방문을 하고 4년의 세월이 흘러서 그런지 지프는 이제 낡았다.
봉고차와 같은 것으로도 관광객을 실어 나른다. 봉고차는 12명의 사람이 다 타야 출발을 한다. 가족 단위 일행은 한 차에 타고 싶어하지만, 직원에 의해 저지를 받는다. 무례하게 보일 정도로 소리를 지르며 정원을 꽉 채워 출발을 시킨다. 중국의 관광지에 가면 기분 나쁠 정도로 관광객을 마구 대하는 불친절에 좋은 감정을 가질 수가 없다. 개선이 될 만도 한데 전혀 개선이 되지 않았다. 이럴 땐 왜 돈 내버리고 이런 대접을 받나 해서 기분이 나쁘지만 상한 감정을 오래 갖고 있으면 그 또한 나만 손해란 생각에 빨리 잊어버려야 한다.
봉고차보다 지프를 탔으면 했는데 지프를 타고 올라가게 된 것만도 다행이라 생각하며 나사에 난 홈처럼 S자로 천지 문턱까지 길을 내고 그 길을 속도를 내서 올라가는 레일 위를 달리지 않는 바퀴 달린 롤러코스터를 탄 기분을 맛보게 해 주는 지프를 탄 것이다. 이리저리 몸이 쏠리며 20분간을 올라갔다. 옆 창문으로는 구름 속에 있기에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기상이 이런 상태라면 천지 보기는 틀린 것 같다는 생각이 또 들었지만, 부정적인 생각은 버리고 가봐야 안다는 생각만 했다.
산정의 주차장에 도착했다. 산정에도 4년 전에 왔을 때는 없었던 휴게소가 지어져 있다. 내려가는 차를 순서를 지켜 기다리도록 지그재그로 큐라인도 아주 튼튼하게 보이는 두꺼운 나무로 만들어 놓았다. 화장실은 휴게소에서 좀 떨어진 곳에 있는데 그곳도 공사하고 있다. 편의시설을 대폭 확충하는 모습이다. 중국 관광지 등급으로서는 최고의 등급인 5A의 풍경구로 승격이 되더니 그 위상에 맞게 되어가는가 하는 생각이 든다. 멎어주면 좋은 비가 계속 내린다. 화장실을 다녀와 천지로 올랐다.
여러 번 백두산 천지에 다녀갔던 선배는 천지의 물이 보이는 정상에는 올라가지 않으시겠다고 해서 휴게소에서 쉬시게 한 다음 천지에 올랐다. 전에 없던 시설물이 눈에 들어온다. 올라가는 길과 내려오는 길을 마련해 놓았고 펜스도 쳐 놓았다. 백두산 천지를 둘러싸는 봉우리가 16개인데 그 봉우리마다 붙여진 이름에 높이가 표시된 표지판을 지나 올라갔다. 발걸음이 빠른 단원은 벌써 천지에 올라가 있다. 구름에 가려 천지의 물이 보이지 않는다. 그래도 사진을 찍느라 난리다.
단원이 준비해온 잎새주를 부어놓고 약식 고사를 지낸다. 절하는 모습을 옆에서 쳐다보고 있는데 구름이 걷히는 것 같다. 잠시 비가 멈추고 주위가 밝아진다. 바람이 지나가며 천지가 우리를 맞아 주는 듯 구름이 걷히기 시작한다. 주위 곳곳에서 탄성을 지른다. 안개가 걷히는 모습이 보인다. 그리고 천지의 에메랄드 빛 맑은 물이 보인다. 이 틈을 놓치지 않고 사진을 찍으려고 모두가 셔터를 누르는 모습이다. 다들 너무 바쁘게 천지의 물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기에 바쁘다. 안전을 위해 쳐 놓은 줄을 넘어가 사진을 찍는다. 바로 낭떠러지라 위험하게 느껴지지만 그런 것은 아랑곳없이 선을 넘어가 찍는다.
마침 중국인 관광객이 사진을 찍고 나자 내 카메라를 건네주고 사진을 찍어달라고 부탁을 했다. 사진 찍느라 마음이 바쁠 텐데도 친절하게 두 장을 찍어준다. 또 단원 중에 누군가가 사진을 찍어준다. 그리고 단원 몇 명의 사진을 찍어 주었다. 아마도 경황이 없이 서로 사진을 찍어주었기에 나중에라도 잘 나온 사진은 서로 줄 수가 있으면 좋을 것 같다. 비가 오기에 못 볼 줄 알았던 천지의 물을 보았으니 좋지 않은 기상에도 올라온 보람도 느낀다. 천지를 배경으로 또 사진을 찍어 갈 수 있으니 기분이 저절로 좋아진다.
올라가는 길에서 내려가는 길로 가며 천지를 찍었다. 하지만, 천지 전체를 내 카메라에 담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리저리 궁리를 해 보지만 안 되는 일이다. 헬리콥터를 타고 천지 상공에 올라야 가능한 일이다. 이 정도로 천지를 찍어갈 수 있는 것만 해도 대견한 일이란 생각을 해 본다. 1시간의 시간을 주었는데 한 시간이 금방 흘렀다. 내려오는 길에 망원경으로 북한 땅을 볼 수 있다며 돈을 받고 망원경을 빌려준다. 디카의 줌 기능이 있어 당겨서 보니 망원경 역할을 훌륭히 해 주어 북한이 설치한 물체를 보게 된다.
휴게실로 돌아오니 먼저 내려온 단원이 천지의 물로 지은 밥과 라면을 먹어보라고 한다. 끓는 물을 부어 밥과 라면이 되게 하는 인스턴트 음식이지만 백두산 천지에 올라 먹는 기분은 다르다. 휴게소를 나와 천지를 바라보니 다시 구름이 끼어 있다. 우리가 올랐던 그 시각에 잠시 구름이 걷혔던 것이다. 마침 그 시각에 한국에서 갖고 온 잎새주로 고사를 지냈으니 우리 모두 잊지 못할 것 같다. 비가 오락가락하는 가운데 지프를 타고 S자 가파른 길을 내려갔다.
천지를 보고 나서 장백폭포를 보러 갔다. 버스를 타고 잠시 올라가니 장백폭포 올라가는 정류장에 도착한다. 전에 왔을 때는 나무로 등산로 데크를 만들어 놓아 등산로로 올라갔는데 이번에는 아스팔트 길로 직접 올라갔다. 비가 많이 내렸다. 올라가는 길가에 천지 온천물로 익힌 계란을 판다. 이곳에도 휴게소와 화장실이 새로 지어져 있다. 이곳을 聚拢泉이라 하는데 장백산의 지형을 그려 놓은 큰 기둥도 새로 만들어 놓았다. 반숙 형태의 계란을 먹고 장백폭포로 올랐다.
장백폭포로 가는 내내 비가 계속 쏟아졌다. 빗줄기도 굵어져서 선배가 준비해온 우산이 많은 도움이 되었다. 계란을 파는 휴게소에서 장백폭포까지의 거리가 600미터라는 이정표를 지나 올라가니 장백폭포가 구름에 가려 보이질 않는다. 폭포가 있는 자리에 흰 페인트를 부어 놓은 것 같다. 천지에서 내려오는 물이 하얀 거품을 피우며 흘러내려 간다. 단원들은 천지의 물을 병에 담기도 하고 손과 발을 담그며 즐거워한다.
폭포는 보지 못하고 그냥 내려가야 하나보다 하고 있는데 바람이 불어오며 구름을 위로 걷어간다. 기다리면 구름이 걷힐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 비가 오고 구름이 꽉 차 있는 것을 보고 그냥 발길을 돌려 내려가는 사람이 꽤 있다. 하지만, 우리는 좀 더 기다렸다. 잠시 시간이 흐르고 구름이 걷히기 시작한다. 신기한 일이 벌어지는 것이다. 모두 구름이 걷혀가는 가운데 장백폭포의 물줄기가 보이며 폭포의 장관이 펼쳐지자 사진을 찍었다. 마치 장백폭포도 우리를 반겨주는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천지에서도 그랬지만, 장백폭포에서도 구름에 가려 있어 못 보고 갈 줄 알았다. 그런데 꼭 보았으면 하는 열망이 하늘에 통해서일까? 천지에서도 장백폭포에서도 구름이 걷혀 모두 잘 보고 간다. 그 순간엔 비가 잠시 멎었었다. 그리고 내려오는데 다시 비가 내렸다. 셔틀버스가 서기에 소천지를 가는 줄 알고 차를 탔다. 그런데 운전기사가 소천지를 가는 버스가 아니라며 내리라 한다. 운전기사의 퉁명스러운 말에 기분이 상해 차에서 내려와 내리막길을 걸어갔다. 내려가면서 선배와 단원 하나는 천지에서 내려오는 물이 흐르는 개천에 발을 담가 보았다.
일행과 뒤처져 발을 담그며 잠시 즐기며 내려가니 소천지 가는 버스를 타야 한다며 일행이 손을 내저으며 빨리 오라고 소리를 친다. 뛰어가서 떠나려 하는 버스에 올랐다. 소천지는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다. 버스에서 내려 소천지 입구를 지나는데 팻말에 적힌 한자가 무엇인가 하고 누가 물어온다. 소천지라고 쓰여 있는 옆에 괄호를 치고 글자가 쓰여 있다. 간자체로 은환호(银环湖 yin huan hu)라 쓰여 있다. 한국에선 번자체로 한자를 배우고 있어 环자를 읽지 못한 것이다. 번자체 고리 환(環)의 간자체라고 알려주고 소천지 안으로 들어갔다.
그러면서 보니 소천지의 둘레에는 고리처럼 둥글게 호수를 한 바퀴 돌 수 있게 길이 나있어 소천지란 이름에 은환호란 별명이 붙어 있는 것을 알게 된다. 소천지에도 안개가 많이 끼어 있다. 그렇게 크지 않은 호수다. 목포에서 온 단원이 한민족의 동질성을 회복하고 한반도의 통일을 기원하는 의미에서 즉흥 퍼포먼스를 소천지에서 펼쳤다. 조각해 온 장승과 한반도 국도 1번이 시작하는 목포의 시작 기점에서 가져온 돌을 장승 굿을 올리며 묻는 즉흥 퍼포먼스다.
선배가 제주가 되어 목포에서 가져온 잎새주를 올리고 노래와 춤이 이어졌다. 경건한 마음으로 울리는 의식이다. 비록 지금은 분단되어 있지만 언젠가는 하나로 통일이 되기를 모두가 한마음으로 기원했다. 장승과 돌을 나무 밑에 묻고 소천지를 한 바퀴 돌아 입구로 돌아왔다. 여행안내원이 부근에 온천이 있는데 시간이 충분하다며 온천을 하는 것이 어떠냐고 물어온다. 자신의 의사대로 자유롭게 온천을 할 사람은 온천을 하고 소천지에 남아 음복을 할 사람은 남아 있기로 했다.
그렇지 않아도 몸이 무겁게 느껴지고 비를 많이 맞고 다녔기에 온천을 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아 온천을 하러 가는 일행을 따라나섰다. 온천에 갈 사람과 남아서 한잔할 사람이 나누어졌다. 온천을 할 사람은 여행 안내원을 따라 소천지 부근에 있는 장백산 국제관광호텔에서 온천을 했다. 장백산 국제관광호텔은 중국 당국으로부터 철거명령을 받았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는데 아직도 영업은 하고 있다. 장백산 풍경구 안에 호텔을 짓도록 해 놓아 투자했을 터인데 운영주체가 조선족 자치주에서 지린성 정부로 바뀌면서 철거를 당하게 되자 소송을 하고 있다고 한다.
온천은 막 청소를 끝내고 문을 열었다고 한다. 목욕료로 100위안을 받는다. 4년 전에 왔을 때는 80위안을 받는다고 크게 현수막을 써 붙여 놓았던 것이 생각이 난다. 안으로 들어가 보니 우리 일행이 유일한 손님이다. 아무리 백두산 온천이 좋다고 하더라도 100위안의 입욕료는 비싸다는 생각이 든다. 철거가 된다니 안됐다는 생각이 들긴 하지만 비싼 요금을 받는 것을 보면 독점적인 영업권을 보장받던 행태가 그대로 남아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게 된다.
온천장은 그 시설이 일반 목욕탕과 다를 바가 없다. 노천에 탕을 만들어 놓아 밖의 시원한 공기를 마시며 온천물에 들어가 몸도 담갔다. 원래 오랜 시간 목욕을 하는 사람이 없는지 얼마 되지 않아 모두 나온다. 온천을 하면 몸이 좀 가벼워 질 줄 알았더니 그렇지도 않다. 하지만, 목욕을 시원하게 하니 기분은 상쾌하다. 이것으로 두 번째 백두산 관광은 마무리 지어졌다.
가장 좋아하고 친형제보다 가깝게 느껴지는 선배와 함께 40년 만에 여행을 함께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이번 여행은 나에겐 의미가 있다. 게다가 한민족의 성산 백두산을 함께 왔으니 그 의미는 배가된다. 선배의 주위에도 세상을 떠난 사람이 꽤 많고 내 주위에도 하나 둘 세상을 먼저 떠난다. 언젠가 이제부터 인생의 승부는 결국 누가 오래 살아남는가 하는 것이라고 하는 이야기가 생각이 난다. 그래서 건강을 유지해서 여행할 수 있을 때 서로 기회가 나면 함께 떠나 즐거운 시간을 갖는 것이 서로에게 제일 좋은 선물일 것 같다.
이제 연길시로 돌아가서 기차를 타고 내가 사는 하얼빈으로 간다. 연길시에서 하얼빈은 530킬로 정도의 거리다. 그런데 하루에 한 편 있는 기차는 거의 12시간을 타게 된다. 보통특급이라는 등급을 가진 기차지만 실제로는 완행열차와 다를 바 없다. 하지만, 이 기차가 바로 안중근 의사가 하얼빈에 이토 히로부미를 처단하기 위해 탔고 다니던 바로 그 기찻길이란 생각을 하게 되니 이 기찻길도 의미가 있는 길이 아닐 수 없다. 연길시에 다시 돌아와서 저녁을 먹고 연길역에서 저녁 8시 53분에 출발하는 기차를 탔다.
연길역은 기차를 타는 사람으로 발 디딜 틈 없이 꽉 차있다. 무게가 나가고 부피가 큰 공연장비를 운반하느라 모두 수고를 많이 했다. 여행사에서 구해준 기차표를 보니 지정된 침대가 열차 칸을 달리해서 일행은 한 칸에 타지 못하고 칸을 달리해서 나누어졌다. 정말 많은 사람이 기차를 타고 가니 침대칸을 확보한 것만으로도 다행이란 생각을 하게 된다. 기차가 출발하고 한 시간 후에 소등되었다. 내 침대칸 기차표는 아내의 사촌 동생이 힘들게 구해서 저녁을 먹을 때 갖다 주었다. 구하기 어려운 침대칸 표를 애써 구해주어 드러누워 잠을 자며 편하게 가게 되어 고맙기가 그지없다.
떠나기 전 아내에게서 전화가 와서 침대칸 표를 구해주어 잠을 자고 갈 수가 있게 되었다고 하니 아내가 안심한다. 하얼빈에 도착하는 시각은 오전 7시 40분 경이라 마중을 나오겠다고 하는 아내에게 도착시각을 알려주고 여행사에서 나올 여행안내원과도 통화했다. 기차가 도착하면 역 안으로 들어와 객차 앞에서 만나기로 하였다. 열차는 출발역이 도문이다. 중간역인 연길역에서는 10분간 정차를 하기에 많은 짐을 들고 타야 하기에 단원들은 정신없이 뛰어다녔다. 여자 단원이 힘들게 장구를 올려놓는 받침대를 들고 가기에 달라고 하여 열차에 올랐다.
열차에 오르자마자 짐을 올려놓고 드러누웠다. 열차가 출발하자 열차 승무원이 기차표를 카드와 교환해 간다. 중국에서 침대칸을 타면 이렇게 본인의 기차표를 열차 승무원이 갖다 보관을 하고 대신 카드를 준다. 그리고 도착역에 도착하기 전에 다시 본인의 기차표와 교환해 준다. 카드로의 교환이 끝나자 선배가 탄 침대칸으로 가려고 하니 문을 잠가 놓아 열차 안에서는 갈 수가 없어 포기하고 자리로 돌아와 침대에 누웠다.
교환한 카드를 분실하면 10위안의 벌금이 부과되기에 꺼내기 쉬운 곳에 잘 넣어놓고 이불을 펴고 잠을 청했다. 차도 많이 타고 다녔고 또 많이 걸은 날이다. 한잠 푹 자고 일어나면 하얼빈에 거의 다 도착하게 될 것이기에 잠을 청했다. 피곤이 몰려오며 언제 잠이 들었는지 모르게 잠이 들었다. (2011년 9월 11일)
▲ 비가 많이 내려 대부분 일회용 우비를 사 입었다. ▲ 백두산 입구 ▲ 중국 국가 광관지 최고 등급인 5A가 되었다. ▲ 입장료 85위안의 티켓 ▲ 풍경구 안에서 타고 다녀야 하는 환보버스 이용료는 100위안 ▲ 백두산 천지까지 올라가는 지프차 이용료 80위안 ▲ 중국제 지프차에 6명씩 태운다. ▲ 비가 내려 밖은 안개로 시야를 가려 앞이 잘 보이지 않았다. ▲ 산정에 도착하니 구름이 천지를 애워 쌓고 있다. ▲ 장백산 16봉 이름과 높이가 적혀 있는 표지판 ▲ 4년 전에는 없었던 휴게실과 승차대기실, 그리고 펜스가 설치되어 있다. ▲ 오르는 길로 올라가니 구름에 가려 천지의 물은 보이지 않는다. ▲ 구름이 얇아지는 것 같다. ▲ 잎새주를 부어 놓는다. ▲ 구름이 걷히기를 마음 속으로 빌고 있는데 고사를 지낸 덕인지 구름이 걷힌다. ▲ 구름이 걷히자 천지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어 달라했다. ▲ 구름이 걷히고 천지가 보이자 모두 환호를 한다. ▲ 북한 영토에 있는 설치물 ▲ 구름이 걷혔다가 내려오니 다니 구름이 몰려든다. ▲ 이곳의 명칭이 장백산 천문봉경구(长白山天文峰景区)이다. ▲ 백두산 천지의 물로 지은 밥을 김치와 함께 먹어 보았다. ▲ 온천물로 익힌 계란을 파는 곳 ▲ 반숙 상태의 백두산 온천 계란 ▲ 전에는 없던 기둥에는 방위와 천지 올라가는 길과 봉우리가 그려져 있다. ▲ 장백산 폭포에 비를 맞으며 오랐는데 구름에 가려 폭포는 보이지 않는다. ▲ 우리가 온 것을 알았다는 듯 구름이 걷히고 있다. ▲ 장백폭포의 웅장한 물줄기가 보인다. ▲ 기쁜 마음으로 기념 사진을 찍었다. ▲ 구름이 완전히 걷히니 더욱 장관이다. ▲ 장백폭포에서 내려오는 길에 마련된 화장실 ▲ 소천지(은환호) ▲ 한민족 통일의 염원을 담은 장승굿 퍼포먼스
▲ 목포에서 갖고 온 잎새주로 통일염원의 술을 올린다. ▲ 구름이 걷히고 있는 소천지 ▲ 장백산 국제관광호텔에서 온천욕을 했다. ▲ 연길역 저녁 8시 30분경 |
'갯돌 소식 > 요즘 갯돌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홍군 님의 블로그에서 퍼옴> 갯돌 중국동북3성 한국전통예술순회공연 -일곱째날 (0) | 2011.09.14 |
---|---|
<이홍군 님의 블로그에서 퍼옴> 갯돌 중국동북3성 한국전통예술순회공연 -여섯째날 (0) | 2011.09.14 |
<이홍군 님의 블로그에서 퍼옴> 갯돌 중국동북3성 한국전통예술순회공연 -넷째날 (0) | 2011.09.14 |
<이홍군 님의 블로그에서 퍼옴> 갯돌 중국동북3성 한국전통예술순회공연 -셋째날 (0) | 2011.09.14 |
<이홍군 님의 블로그에서 퍼옴> 갯돌 중국동북3성 한국전통예술순회공연 -둘째날 (0) | 2011.09.14 |